“그릇이 큰 사람”이 되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.
그릇은 무언가를 담아낸다. 우리 몸을 채워줄 양분을 담기도, 어머니의 마음을 담기도, 그 날의 공기 마저도 담아낸다.
불 속에서 검은 흙, 붉은 흙, 흰 흙 등 대지의 요소들이 불과 반응하여 (fired in kiln)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품는다. 흙이 불과 만나 결정적으로 갖게 될 빛깔은, 그 두 요소가 만나서 불장난을 마치기 이전에는 아무도 모른다.
보름달이 뜬 밤, 정안수를 그릇에 담아 무언가를 기원한다.
건강, 사랑, 안위의 간절한 바람을 그릇에 담아낸다.
이렇게 그릇은 식사를 위한 도구로서만이 아닌 바램 (바람)
을 담아내는 큰 그릇으로써의 상징을 가진다.
도자기를 빚는 행위는 마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일상과 닮아서
작품의 작업 행위에도 그러한 바램을 담고 있다.
마음을 담아낼 준비가 되어있는 큰 그릇에 정안수를 담아서 보는 이에게 위안을 전하려 한다.